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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법칙 : 노스코트 파킨슨 (Northcote Parkinson, 1909~1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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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은 영국의 역사, 정치학자인 파킨슨이 제시한 사회 생태학적 법칙이다. 그는 이 법칙에서 현재 사회의 작동원리를 신랄하게 풍자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조직에서 관리자의 수는 해야 할 업무의 양과는 관계없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상위 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부하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으므로 조직 구성원의 수는 일의 유무나 사안의 경중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조직은 주어진 구실이나 업무와는 관계 없이 사람의 숫자를 늘리는 속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대기업병이나 공무원의 관료조직의 병폐가 바로 이와 같은 조직의 속성에서 기인한다. |
영국 해군에 대한 파킨슨 연구를 보면,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 당시 영국 해군의 주력함은 62척이었다. 그러던 것이 전쟁이 끝난 14년 후, 군함은 3분의 1로 줄었고, 10만명이었던 해군 병사의 수도 30%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군성의 공무원 수는 3600명으로 80%가량 더 늘어났다. 이를 꼬집어서 흔히 ‘웅장한 지상해군’이라고 지칭하기도 하였다. 제 2차 세계대전 전인 1935년 8120명이었던 해군성의 인원도 1954년에는 3만 3790년으로 늘어났다. 파킨슨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무원의 생리가 승진을 위해 부하를 늘리려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늘어나면 일이 늘어나고, 일이 늘면 사람도 늘어나고, 조직의 규모도 늘어나며, 직급이 늘어나 승진의 기회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
이 법칙을 업무에 적용하면 이렇다. 어떤 사람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기간으로 1주일을 준다면 그는 그 일을 끝내는데 1주일을 다 쓴다. 만일 똑같은 일을 2주일에 끝내도록 요구하면 끝내는데 역시 2주일을 다 소모할 것이다. 업무자체가 복잡하거나 힘들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직장 내에서 일어나는 불변의 법칙이다. 즉 업무는 그에 할당된 시간만큼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이 관료조직의 비효율성과 대기업병은 조직의 속성 때문에 생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우리는 사람의 생리도 파악해야 한다. |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도 성립하지 않을까? 즉 할당된 시간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일도 줄어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예를 들어 해외출장을 위해 짐을 꾸리고 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그 출장이 미리 계획되었더라면 아마도 전날 밤에 짐을 꾸리기 위해 몇 시간을 투자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유 있게 신발과 양복 그리고 그에 맞는 셔츠도 챙기고 다른 것들에 신경을 더 쓸 여유가 생긴다. 비행기를 탈 때 입고 갈 옷을 꺼내놓기도 한다. |
이제 똑같은 여행을 위해 짐을 꾸리는 시간을 줄여보자. 상사가 다급하게 사무실에 들어와서 일주일간 해외출장을 가라고 한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공항으로 달려가기 전, 집에 가서 짐을 꾸릴 시간이 한시간 밖에 없다. 만일 당신이 보통 사람이라면 20분 내지 30분 안에 출장가방을 꾸릴 방법을 찾을 것이다. 결국 제시간에 비행기에 탑승할 것이고 바쁘게 나왔지만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새가 이상할 리도 없다. 이것이 바로 역으로 적용되는 파킨슨 법칙이다. 할당된 시간에 업무나 일을 맞추는 것이다. |
럭비 경기에서 마지막 남은 2분은 시간이 얼마만큼 압축될 수 있는 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뛰어난 쿼터백이 경기장을 가로질러 득점할 때 그 마지막 120초가 상대팀에게는 영원의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다. 쿼터백은 득점을 위해 1분 1초도 헛되게 낭비하지 않는다. 선수들은 후방에 스크럼을 더 이상 짜지 않는다. 이것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볼을 미드필드로 몰고 가지도 않는다. 이러한 동작은 시간만 흘러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대신 쿼터백은 공을 사이드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한 후 패스를 받은 선수에게 볼을 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만일 패스를 받은 선수가 볼을 차지 못한다면 그 쿼터백은 할당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아웃을 만들 수도 있다. |
이러한 시간 압축관리는 비즈니스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아니 오히려 직장에서 이러한 시간 압축관리가 가져다 주는 영향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관리는 우리에게 힘을 주고 하루 동안의 추진력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어떤 일을 제시간에 끝마치길 원하다면 가장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면 된다. 그 사람은 바쁜 와중에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내어 그 일을 완성할 것이다. |
그런데 우리들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 시간 동안 이러한 시간 압축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 해야 할 업무가 있을 때 사람들은 짧은 시간보다는 더 넉넉한 시간을 원한다. 그러나 파킨슨 법칙에 의하면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 시간이 많으면 느리게 일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
이제부터라도 고객이 '나는 10일 안에 이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할 때 그에게 '5일 안에 당신 책상 위에 올려놓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자. 파킨슨 법칙을 역으로 적용하면 우리들의 삶은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다. 속도가 그만큼 빨라질 테니까… |
조직이든 개인이든 시간이 많을수록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는다. 시간이 많아지면 그만큼 여유를 부릴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가한 노인이 조카딸에게 편지 한 장 써보내는 데는 하루 종일이 걸릴지 모른다. 편지지를 찾고, 안경을 찾고, 주소를 찾아 편지에 쓰고 이를 우체국에 부치기까지의 시간은 예상하기 힘들다.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사람에게 있어 하루의 24시간은 길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은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배하는가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늘 직면해 있다. 조직 내에서 발생되는 긴박하고 중요한 업무가 누구의 손에 가는지 살펴보라. 어김없이 그 일은 한가하고 여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늘 업무에 시달리고 분주한 개인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급한 일은 바쁜 사람에게 가야 정확하게 완결되기 때문이다. 늘 여유로운 사람은 여유롭고, 바쁘고 분주한 사람은 더욱 더 많은 일을 책임지게 되어 더욱 분주하게 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순환원리가 파킨슨 법칙으로 인한 과대조직을 지탱시키는 힘이기도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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